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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병 일기

가족력 없는 30대 위암환자 일기 _1

by 오작교언니 2022. 10. 15.


안녕하세요~

이 포스팅은 제가 받은 위암 치료에 대한 기록입니다.

 

저처럼 가족력이 없고,

아직은 암 걸리기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속한

암 환자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었어요.


 

 

1. 암 걸리기 전 증상들

 

암에 걸리면 안색이 나빠지며 컨디션이 좋지 않다?

입맛이 떨어진다?

살이 갑자기 심하게 빠진다?

 

 

제 경우엔 다 NO! 였습니다.

 

건강하고 체력도 있는 편이었고

먹성은 아주 좋아서 심지어 살이 슬금슬금 많이 찐 상태ㅋㅋ였어요.

 

그런 내가 위암 환자라니, 정말 믿을 수가 없었죠.

 

내가 암 환자라니!!

 

몇달 전에 받은 건강검진도 이상이 없었습니만,

국가 건강검진 위내시경 대상이 아니어서 발견을 못했던 것 같아요.

 

다만 저는 가벼운 역류성 식도염이 있었는데

목과 가슴이 타들어가는 증상을 아주 가끔 느꼈을 뿐 다른 이상은 없었거든요.

 

 

 

암 진단 후 돌이켜보니, 시작이라고 할만한 지점은  2018. 1월 중순부터 였던 것 같아요.

 

그때 회사에서 새로운 장소, 새로운 업무, 새로운 사람과 업무를 해야 할 상황이라 스트레스가 컸었습니다. 

가끔씩 명치가 아프다고 느꼈었고,  소화가 잘 안되서 소화제를 먹었는데 그다지 좋아지지는 않았어요. 

 

점점 심해져서 아픈 날에는 집에서 혼자 끙끙대다 지쳐서 잠든 적도 있었는데

지금 생각해보니 왜 그리 미련하게 참았는지 ㅠㅠ

 

결국은 주변에 말하기 시작했죠.

 

"언니, 나 요즘 명치가 아픈 것 같아

아무래도 체한 것 같은데, 소화제 먹어도 아파.

알러지 약을 잘못 먹어서 그런가?"

(오작교는 소양증이 있어서 항히스타민제를 자주 복용한답니다)

 

 

언니 왈, "너 체한 게 아니라 위가 아픈 거야, 바보야"

 

아~ 속쓰림. 다음날 개피곤


언니의 말을 듣고 소화제가 아닌 겔** 같은 위장약을  약국에서 구입해서 먹었더니 살 것 같았다.

아마도 이때부터 위장이 경고를 보냈는데

바보같이 무시했던 거였어요.

 

아프면 약 먹고 안 아프면 그냥 지냈거든요.

 

 

그런데 문제는 그 후 2020년 여름 즈음, 

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.

 

배가 자주 허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.

허하니깐 밥 먹으면 괜찮아졌어요(이게 뭔 ㅋㅋ)

덕분에 다이어트는 물 건너갔고, 살이 계속 찌더군요 푸하핫.

 

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배부르고 괜찮은 시간은 짧아지고,

결국 3시간만 지나면 또 허기짐을 느끼게 되었죠.

 

이때 왜 이게 속쓰림인걸 몰랐을까요...

 

먹고 또 먹고



허하기만 한게 아니라 위도 아플 때도 있고... 종잡을 수 없었어요.

 

아무튼 증상이 점점 심해지니

언니가  병원 가보라고 그래서 

보라매 시립대학병원을 가서 진료를 받았어요.

 

의사 쌤은 

"아직 젊어서 큰 문제는 아닌 것 같고 

우선은 약을 먹고 먹어도 아프면 내시경을 하자"고 하더군요.

하고 싶으면 할 수는 있는데

젊어서 굳이 내시경 권유는 안 한다고 하시면서 약부터 처방해주셨어요.

 

당연히 전문 의약품이라서 그런지 약빨은 너무 너무 좋았고, 

아픈 것이 싹 사라졌습니다.

그 후 한 번 더 병원 방문하여 약을 처방받았어요.

 

그렇게 약을 먹고 5개월~6개월 정도 지났니

그동안 내가 위가 아픈 사람 맞았나? 할 정도로

더 이상 아픈 증상은 없었죠.



 

맘껏 먹고 즐겼던 행복했고 평화로운 시절



한동안 평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드디어 터지고 맙니다 ㄷㄷㄷ


2022년 3월부터 위가 다시 아프기 시작해

급하게 약국에서 다시 약을 사 먹으며 하루하루 버텼습니다.

4월이 되자 위장약을 먹어도 2시간 정도 괜찮다가 또다시 아팠어요.

 

심각했습니다.


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거든요...



약을 먹어도 아파하는 모습을 본 언니가 안되겠다며
다시 병원 검진을 받자고 했어요.

 

이번에는 꼭 내시경을 받기로 약속하고,
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예약을 했죠.

 

이때까지만해도 그저 위염이 심해서라고 여겼을 뿐,

내가 암에 걸렸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어요...